Friday, 17 December 2010

아무렇지 않은 하루

아무렇지 않게
온,
아침이었다.
아무렇지 않게 잘 넘어가지도 않는
아침을 먹었고
아무렇지 않게 머리속은 온통 멍한 채로
학교에 가고
아무렇지 않게 잡히지도 않는
공부를 하고
아무렇지 않게 너무 답답한 마음에
집에가는길에 친구를 만나고
아무렇지 않게 쓰린 속을 달래보려 
맥주를 들이키고
아무렇지 않게 현실을 부정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아무렇지 않게 말도 안되는 결론을 가지고
집으로 와서
아무렇지 않게 내가 뭘하고있는지도 모를만큼 정신없이
마침표를 찍었고
아무렇지 않게 도저히 버틸힘이 없어서
침대에 누웠고
아무렇지 않게 아무렇지 않은척하려
눈을 감았고
아무렇지 않게 눈물이 흘러 내렸고
꿈을 꿨고
아무렇지 않게 찢어질듯할 가슴을 움켜쥐며 울다가
새벽시간은 흘려갔고
아무렇지 않게 나와는 상관없이 잘만돌아가는 세상은 어김없이
다음날 아침이 밝아왔고
아무렇지 않게 미친듯이 밀려오는 상실감,후회와 함께
일어나서
아무렇지 않게
온,
아침을 맞이했다.
아버지 가방에 들어가시듯이
아무렇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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