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17 December 2010

고래가 그랬어

감히 포유류임에도 불구하고
꿋꿋히 바다속을 누비는 것들이 있지
고래라고.

이유야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육지에서 도망쳐버렸지
휙휙휙.

그러곤
바다속에 들어가 버렸더랬지
풍덩.

그래도 어디 본성을 버릴수야 있겠나
싶어서 여전히 폐호흡을 한다고 하더이다
습습후후.

뭐가 그렇게 싫었는지
육지까지 버리고 가버리고선
갑갑하고 외롭고 어두운 바다속에 살면서도
아직까지는 잘 살고 있더이다

뭐가 그렇게 그리운지
그렇게 싫다고 도망쳐 나온 바깥 세상을 다시한번 보려고
호흡을 해야한다는 보기좋은 핑계로
짧게는 몇분 길게는 몇시간 간격으로
슬며시 바깥을 보고 다시 들어간다고 하던데

뭐가 그렇게 좋은지
잠깐 나올때마다
물을 뿜고 난리를 핀다고들 하던데

이 말. 저 말. 말들이 많아서
고래를 찾아가서 물어봤어

도대체 왜 그러는거요? 뭍으로 안올꺼요?

고래가 그랬어.

이젠 가고싶어도 갈 수도 없으니 그런말일랑 하지도 마시오
한번 도망치면 다시 돌아갈 수 없는거요
어차피. 다 같은짓거리아니겠소.

곰곰히 생각해보니. 내가 글을 쓰는거나 고래가 숨을 쉬는거나.
정말 같은짓거리이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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