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많은 책을 읽고 싶어하고
곁에 두려한다.
하지만 막상 진득하게 앉아 책을 보는 시간이 거의 없었고
시간이 없을수록 핑계만 늘어갔다.
핑계가 늘어날수록 책은 더욱 쌓여만 갔다.
안읽은 책이 책상위에 쌓일수록 세상과 나 사이에 그만큼 높아지는 벽을 느꼈다.
지금 내 옆에 산적해 있는 책들 사이로
조심스러운 말소리가 들린다.
귀기울여 보아도 잘 들리지 않는다.
무슨 할 말이 그렇게 많은지 쉬지않고 수근거리지만
나는 그들을 알아 들을 수가 없다.
언제나 되어야 그들을 알아 들을 수가 있을까..?
얼마나 읽어야 그들은 나에게 속 시원하게 이야기 해줄까..?
얼마나 내공을 쌓아야 난 그들에게 말을 걸 수 있는 걸까..?
이렇게 고민하는 시간에도 그들은 나에게 작은 목소리로 말을 건다.
이렇게 가까이 들으려해도 들리지 않는다.
수없이 많은 활자들이 내 주위를 돌며 그렇게 멀리 날아가버리는 느낌이다.
잡으려해도 잡히지 않는다.
기다리라고 그런다.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그런다.
여전히 난 준비가 안되있다고 그런다.
그래도 난 그러고 싶다고 그런다.
하지만 넌 안된다고 그런다.
높은 주파수에 모두들 사라져 버리고
난 딱딱한 손가락 끝의 무감각을 즐기며
다시 시작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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