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불행중 다행으로
나의 왼손 네번째 손가락, 약지,의 손톱이 빠지게 되었다.
이러저러
미국에도 한국에도 학교에도 학과에도
둘 이상만 모이면 생기는 비밀들처럼
나의 손톱도 그렇게 빠지게 되었다.
뻔하게도 이러저러 욕도하고 불안에도 떨어보고
자책도 해보고 질책도 해보고
병원도 가고 애지중지 호호 달래가며
손톱을 봐온지 벌써 한달이 다되어 간다.
내 손톱이 빠진건 1월 18일, 오늘은 2월 16일
오늘도 집에서 신문보다가 책보다가 글쓰다가
책보다가 밥먹다가 씻다가 정리하다가
문득
책상에 스탠드를 켜고 앉아서
나의 왼손 네번째 손가락, 약지,를 유심히 그 안에 뭐가 들었나 궁금해 죽을꺼같아서
나도 모르게 열어봐버린 판도라의 상자속을 들여다 보는거랑은 비교할 수 없겠지만
나름 궁금해하며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살펴보고 있었다.
왜 손가락은? 이라는 책이라도 쓸것처럼
나름의 메커니즘을 총 동원하여 미래를 점쳐보았다.
난 아무것도 모른다라는 사실만을 알게 되었을때
27년간 이렇게 소중한것에 대하여 이제껏 무관심속에 살아온 나를 발견
유레카
를 외치기 보단 오히려 이런것들이
나에게 큰 생각의 틀을 만들어 주고 있다라는걸 느꼈다.
불행중 다행으로..
손톱은 아무 이상없이 잘 빠져 나가고 있고
나는 아무 이상없이 그것을 매일매일 관찰하며
오히려 즐기고 있다라는게
이 다음엔 무슨 일이 벌어질까 노심초사하며
원피스의 마지막 페이지를 닫는 순간처럼
난 지금
"손톱, 그 인체의 신비" 편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닥본사하는 애청자가 되어버렸다.
불행중 다행으로..
손톱은 다시 잘자라기 시작하였습니다.
로 마무리 지으며 이번 편 다큐멘터리의 엔딩크레딧을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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