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16 February 2011

불행 중 다행인건

얼마 전

불행중 다행으로

나의 왼손 네번째 손가락, 약지,의 손톱이 빠지게 되었다.

이러저러

미국에도 한국에도 학교에도 학과에도

둘 이상만 모이면 생기는 비밀들처럼

나의 손톱도 그렇게 빠지게 되었다.


뻔하게도 이러저러 욕도하고 불안에도 떨어보고

자책도 해보고 질책도 해보고

병원도 가고 애지중지 호호 달래가며

손톱을 봐온지 벌써 한달이 다되어 간다.

내 손톱이 빠진건 1월 18일, 오늘은 2월 16일


오늘도 집에서 신문보다가 책보다가 글쓰다가

책보다가 밥먹다가 씻다가 정리하다가

문득

책상에 스탠드를 켜고 앉아서

나의 왼손 네번째 손가락, 약지,를 유심히 그 안에 뭐가 들었나 궁금해 죽을꺼같아서

나도 모르게 열어봐버린 판도라의 상자속을 들여다 보는거랑은 비교할 수 없겠지만

나름 궁금해하며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살펴보고 있었다.


왜 손가락은? 이라는 책이라도 쓸것처럼

나름의 메커니즘을 총 동원하여 미래를 점쳐보았다.


난 아무것도 모른다라는 사실만을 알게 되었을때


27년간 이렇게 소중한것에 대하여 이제껏 무관심속에 살아온 나를 발견

유레카

를 외치기 보단 오히려 이런것들이

나에게 큰 생각의 틀을 만들어 주고 있다라는걸 느꼈다.


불행중 다행으로..


손톱은 아무 이상없이 잘 빠져 나가고 있고

나는 아무 이상없이 그것을 매일매일 관찰하며

오히려 즐기고 있다라는게


이 다음엔 무슨 일이 벌어질까 노심초사하며

원피스의 마지막 페이지를 닫는 순간처럼

난 지금

"손톱, 그 인체의 신비" 편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닥본사하는 애청자가 되어버렸다.


불행중 다행으로..


손톱은 다시 잘자라기 시작하였습니다.


로 마무리 지으며 이번 편 다큐멘터리의 엔딩크레딧을 보고싶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