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6 March 2011

굿바이

'이곳은...' 주위를 둘러본다. 시끄럽다. 몇몇은 서있고 몇몇은 서로를 쳐다보며 이야기를 한다. 우리는 한 테이블에 앉아 있다. 족히 20명은 되보이는데 정확히 셀 정신이 없다. 일단 지금 내가 여기서 뭘하고 있는건지 알아내야 한다. 하지만 일단 화장실이 가고싶다. 일어나서 화장실을 찾는다. 화장실 앞에 키가 큰 남자가 비스듬히 기대어 서있다. 아마 조금은 취한게 아닐까. 나에게 말을 건다. '아는 사람인가?' 생각해볼 겨를도 없이 화장실에서 누군가가 나온다. 쌍꺼풀없는 두눈을 가진 여자다. 고개를 조금 숙이며 우리 사이를 지나간다. 누구지? 뒤를 돌아본다. 검은색 상의에 청바지를 입고 있다. 누구지? 조금 취한 듯한 남자는 화장실에 들어가고 그 남자의 체온이 식기도 전에 나는 같은 자리에 같은 자세로 비스듬히 서있는다. 그녀의 뒷모습이 보인다. 다른 이들과 즐겁게 이야기하는 모습이 보인다. 왠지 주변사람들이 부럽다.라고 생각하며 비어있는 화장실에 들어간다. 매캐한 냄새, 비릿한 냄새들이 섞여서 여느 대학가 술집화장실과 같은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그런것 따윈 상관없다. 난 잠시 있다 나가면 되니까. 내가 좀더 매캐하게 비릿하게 만들고 나가면 그만이니까. '언제 이렇게 술을 마셨지?' 라며 오줌을 누고 있다. '근데 아까 그 여자..어디서 봤더라..' 왠지 낯익은 얼굴이 싫지 않다. 오히려 내가 굉장히 끌리고 있음을 느낀다. '내가 왜이러지' 생각하며 좆을 턴다. 다친 왼손덕에 대충 손을 씻고 나와 자리에 앉으려하지만 사람들이 대부분 일어서 있다. '이제 다들 집에 가나?' 하는 순간 그녀가 눈에 들어온다. 그녀만이 가방을 들고있다. 다른 사람들에게 통금시간이라며 집에 가서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있다. '아..' 더 이상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녀는 모두와 가벼운 포옹을 한다. 뒤를 돌아선 그녀와 마주한다. 나는 어색한 목례를 하는데 그녀가 다가와서 가볍게, 폭, 그렇게 안는다. 나도 가볍게 토닥토닥. 정신이 아득하다. 그렇게 나가는 뒷모습을 보는게 안타까울 따름이다. 조금 술기운이 올라오는 느낌이다. 목을 뒤로 젖히고 잠시 눈을 감는다. 아까의 느낌이 전해져 온다. 천천히 다가오는 그녀, 한손에 들린 가방이 버겁게 보이지만 그렇게 살포시 다가왔다. 계속 기억해보려 하지만 기억속의 그녀는 조각조각 날아가 버린다.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버리는 그녀는 이제 창문을 통해 어두운 밤거리로 나간다. 그 흔적을 따라 나도 나간다. 담배를 피는 몇몇들. 담배를 건내지만 사양한다. 난 담배를 싫어한다. 그 조각들이 날아가버린 방향을 응시한다. 언제 또 볼 수 있을까. 생각하며 찬공기를 피해 안으로 들어간다.

여기가.. 어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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