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12 May 2011

Story #2.

"내가 뭐 많은 걸 바라지도 않았잖아. 난 그저 평일엔 서로 열심히 할 일하고 짬나면 잠깐 볼 수도 있는거고 주말되면 못가본 곳, 그런 곳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좋아하는 곳, 그런 곳에서 조용히 이야기하면서 놀고 일요일엔 손잡고 교회가서 같이 예배도 들이고 기도도 같이하고, 같은 가치를 공유하고 항상 특별한 식사를 할 순 없지만 정갈한 백반을 먹고 구수한 드립커피를 마시고 서로를 공유하고 너무 늦지 않게 집에 데려다 주고 헤어지기 전에 조그맣게 입술에 뽀뽀해주고 집에 들어가는 널 보면서 손도 흔들어주고 뒤돌아서 집에 가는 길에 오늘 하루 뭐했는지 생각도 해보고 항상 배꼽잡고 웃을 순 없겠지만 조용히 입가에 미소를 띄울 수 있는 이야기들을 다시 되뇌어 보고 나도 덩달아 웃는.. 그게 그렇게 많은 걸 바라는 거야? 내가 그렇게 힘들걸 부탁하는 거야? 그렇게 잘못하는 거냐구.."

"..."

"내가 어떤 마음으로 연락을 하는지, 문자를 하는지 니가 더 잘 알고 있잖아. 얼마나 마음 졸이면서, 얼마나 노심초사하면서 연락을 하고 얼마나 조심스럽게 한글자 한글자, 한마디 한마디 하는지 더 잘 알고 있잖아. 그러다 행여나 답장이라도 빨리 오게되면 얼마나 기분이 좋아지는지 휴대전화의 진동이 그렇게 반가울 수 있다는거, 행여나 그 진동이 너를 위한 진동이 아니라고 한다면, 그 실망감 또한 얼마나 큰지 니가 더 잘 알지 않냐구! 하루종일 휴대전화만 지켜봐야 하는 사람 심정을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면 이렇게 할 수는 없는거야. 언제나 이렇게 마음 졸이면서 살 수는 없는거야. 없는 거라구..화려한 사랑을 꿈꿔 본 적은 없어. 항상 조용하고 소박했지만 그 보다 큰 사랑이 있는 이야기를 꿈꿔왔어. 하지만 세상은 사람들은 나와 너무나 다른 생각을 하면서 살아 가는 것 같았어. 좀 더 화려한 만남을 원했고, 좀 더 화려한 사랑을 꿈꾸고 있는것 같았어. 항상 남들보다 높은 곳에 있어야 했고, 다른 이들보다 아름답진 않아도 화려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았고 높은 학력을 원했고 좋은 집안을 원했고 충분한 재력을 원했고 이런 사회에서 좋은 여자를 만나려고 하기엔 나는 너무 작은 존재였고 그런 현실에 숨이 막혔어. 아무도 만날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었고, 그 누구도 나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을거라 생각했었어.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이, 새로운 만남을 시작한다는 것이 얼마나 두렵고 힘든지..돈 십만원이면 성을 살 수 있고 섹스를 할 수 있는 세상에서 난 그렇게 누구와도 섹스도 하지 못한 채 조금씩 쪼그라 들고 있는 거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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