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20 January 2013

하나의 달과 하나의 이야기

하나의 달이 뜨는 밤이다.
하나의 이야기가 생기는 날이다.
뿌연 안개에 뭉개진 달빛이 어수룩하게 비췬다.
발 아래 가파른 길을 따라 조심스럽게 내려가다보면
그 이야기가 있을 것만 같다.
하나의 달이 뜨는 밤에만 나오는 이야기 말이다.
하지만 선뜻 내려가지 못한다.
어수룩한 달빛은 우리의 시야를 가로막고 차가운 바람은 발길을 얼어붙게 만든다.
그래도 내려가야지.
말 한 마디에 하얀 입김 한 번,
하얀 입김 한 번에 더딘 걸음 한 번,
하나의 달이 뜨는 날은 고달픈 희망을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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