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를 마신다. 단 둘이서 술을 마시는 건 지금까지 서로를 알고지내면서 거의 해보지 못했던 것 같다. 마냥, 즐겁다.
간단한 안주와 함께 알싸한 소주가 코 끝을 찐하게 자극한다. 얼굴을 찡그린다. 그러다 서로 안주를 먹여주는 것으로 지금은 여느 술자리와는 전혀 다른 느낌을 받게 된다.
한 병이 거의 비워가고 그 보다 더 많은 이야기가 오고간다. 서로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게된다. 더 알고 싶다. 한 병을, 더 주문한다.
열 병이라도 마실 수 있을 것만 같다. 내 옆에서 나를 바라보는 너와, 네 옆에서 너를 바라보는 내가, 이제는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안주가 된다.
건배하는 잔 안의 소주가 유난희 넘실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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