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20 November 2013

내일 간다.

저번에 와서 내일 간다.
정신없이 왔고 뭔가 비우고 가려고 했다. 그것이 이번의 제일 큰 목적 중에 하나였다.
실패했다.
비우는 만큼 채워졌다. 비우면 비울수록 더 많은 것들이 채워지기 시작했다. 긍정적인 것들과 그렇지 않은 것들, 그렇게 다시 꽉꽉 채워져서 더는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내가 평소에 생각하는 것들과 가치들과 많은 것들이 대치되는 상황에 대해서 지금까지는 외면하고 있었다. 더이상은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 왔다는 것을 이 곳에 와서 느끼게 되었다. 내가 지금까지 놓치고 있었던 것들, 굳이 생각하지 않았던 것들까지도 비워진 잔에 찰랑찰랑하게 채워져 버렸다. 지금까지 내가 잘못한 것일까?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일들에 대해서는 나에게 책임이 있겠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 상황에 대해서 직시하지 못했고 대처하지 못했다는 것에 가장 큰 문제점이 있다. 이제 그 문제를 되돌려야 할 시기이다. 바로잡아야 한다.

많은 이야기를 했지만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은 아니지만 제대로 이야기하지 못했었다. 더는 곪게 둘 수 없는 일들로 가득차버렸다. 이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채 애매하게 그렇게 껴있다. 우물쭈물하다가 이렇게 될 줄, 몰랐다. 잘될 줄 알았다. 아니었다. 그렇지 못했다. 정말 그럴 수 없을까? 그게 안되는 것일까? 가서 만나서 이야기를 하면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렇다. 결정을 함에 있어서 오랜시간이 걸린다. 그대신 그 결정을 잘 바꾸려하지 않는다. 내 행동에 있어서 되도록 천천히 생각하고 싶다. 그것이 내가 추구하는 방식이다. 그렇게 과거에도 천천히 결정을 내렸고 행동했으며, 이번에도 오랜시간을 생각했고 결정이 거의 내려졌다. 이것이 옳은지 아닌지가 중요한게 아니다. 이것은 단지 나를 위해 하는 결정일 뿐 무언가에대한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자 함이 아니다. 아마 그러한 판단이 그릇된 것일지도 모른다는 것이 나에게 큰 영향을 주는 것이겠지만 아무튼 나는 그렇게 판단하고 행동한다. 그 행동에 어떤 후회나 뒤돌아봄은 없을 것이다.

나를 위해 일한다는 느낌을 못받은지 오래다. 뭘 위해서 하고 있는지 잊은지도 오래다. 누굴 위해서 하고 있는지 생각하기엔 너무 많은 것을 해나가고 있다. 방향을 잃어버린지 오래고 흥미를 잃은지도 오래다. 모든 것을 전부걸어서 시작했었고 뭔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오래되었다. 조금씩이라도 방향을 고치려고 했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았고 그만한 것을 걸고 나가기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이 들기 시작한 수준이 아니라 생각이 굳혀가고 있다.

모든 상황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엔딩 크레딧은 올라가고 관객은 떠났지만, 진짜 우리가 풀어가야할 이야기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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