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이 정리될때마다 내 인생의 일부도 이렇게 정리가 될 것만 같은 느낌인 것 같다
는 말도 안되는 소리보다는
몇 일의 공백동안 쌓일 먼지때문이었다
옷장위와 방 바닥에 있던 옷들도 모두 빨아버렸다
입었던 옷인지 아닌지 잠시동안만 고민하다가
모두 세탁기에 집에 넣었다
정리라고 해봐야
눈에 보이는 것들은 단지 안보이는 곳으로 이동시키는 것 뿐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효과가 있다
나에게 정리란 그정도면 충분한 것이다
전혀 손대지 않던 침대보, 이불보도 정리해본다
이런 종류의 정리는 오히려 안보이는 것들을 잘 보이게 펴놓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걸 정리 후의 모습을 본 엄마가 보내는 눈빛으로도 알 수 있다
매트리스는 무거워서 땀이 난다
이렇게 한 번 정리를 시작하면 좀처럼 겉잡을 수 없다
뭐든 시작하면 끝을 보는 성격은 이래서 안된다
는 말도 안되는 소리보다는
공백 이후 돌아왔을때 정리된 방을 보면 묘한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남의 집에 들어온 듯한 느낌
내 것이 아닌 곳이라는 느낌
그래서 방문을 들어올때 발가락만으로 걸어들어오게 되는
그런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라고 이야기하면서 가치를 부여하고 싶어하지만 결국 다 별 것도 아닌 것일 뿐이다
인생이 그러하다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참 인생 별거 아니라고 진지빨지 말라고 남들에게 이야기하지만
한 번도 진지한 인생을 살아보지 못했기 때문에
위선적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괜히 이런 식으로 말하면 쿨해보이는 것 같아서 좀처럼 유혹을 이겨내기 쉽지 않다
진지하지 않은 척 별거 아닌 척 열심히 안하는 척 다 아는 건 아니지만 최소한 나는 내가 뭘 알고 뭘 모르는지는 알고 있다는 척 내가 속한 곳에 내가 충분히 만족하지 못한다는 척 전체적으로 별건 아니지만 가치가 있어 라는 식으로 이야기하면서 가치 위에 군림하는 척 모든 일에 그게 뭐 어때서? 라고 개인이라는 것, 개성이라는 것을 존중하는 척 그러면서 남들 가쉽, 섹스동영상 등에 집중하지만 그것 또한 별거 아닌 걸로 생각하는 척하면서 뭐 다들 그렇게 사는 거 잖아? 라는 식으로 말하면서 허무적인 척 한다
결국 내가 방 정리를 한 것도 그런 다양한 척들 중에 하나이다
이런 수많은 '그런 척'들에 대한 이 이야기도 결국 그 중 하나에 불과한 것이다.
어쩌면 인생에 있어서 이런 척들이 만들어내는 엄청난 불협화음이 있기 때문에 그레이트 뷰티가 인생안에서 존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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