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13 January 2011

#4. 쿄토; 자전거, 철학 그리고 coffee

7월 1일 목요일

오사카방문 이틀째이자 쿄토방문 첫째날.

9시 27분 쿄토행 열차에 탑승.

많은 계획을 세우진 못했지만, 그보다 많은 설레임을 가지고 출발했습니다.


쿄토행 기차를 타는 곳


그냥 찍었다고나 할까요..


바로 앞에 특이한 옷차림을 한 일본 젊은이, 괜찮아서 찍어봤어요 도촬+ㅁ+ ㅋㅋㅋ

앞으로 보면 아실테지만 이날 제 의상의 컨셉은

쿄토를 방문하는 일본인 고등학생입니다ㅋㅋㅋㅋㅋㅋ

하얀 셔츠에 검은바지를 입고, 물론 셔츠는 바지속에ㅋㅋㅋ

수학여행의 느낌으로 쿄토를 가고싶었습니다. 재밌더군요ㅎㅎ


최대한 교통비를 아끼고 싶었습니다.

쿄토를 가는 기차는 패스가 있어서 그냥 탔지만, 쿄토에서 버스를 최소한 한번은 타야할 상황이 벌어졌죠,


기차안은 사람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특히 젊은 친구들이 많았아요.

잘은 모르겠습니다. 왜그랬는지, 뭐 아마 학교가 있었거나 그랬겠죠.

붐볐지만 제일 좋았던 점은 특이한 옷차림의 일본인들과, 굉장한 미모의 일본 젊은 여자들이었죠

재미있더라구요, 그들의 시선도 그리고 저의 시선도.

그래서 기차(기차라기보단 지하철에 가까웠는데)에서 제 메모장을 꺼냈죠, 그리고 그 때의 느낌을 적어나가기 시작했어요.

옆에 있던 일본인이 약간의 호기심어린 눈빛으로 쳐다보더군요, 그런 시선을 의식하고있다는게 재미있었습니다.

제가 그 때 썼던 페이지입니다. 영수증까지 붙이고 있으니까 더 이상한놈으로 쳐다보는듯 해서 기분 좋았어요ㅋ
옆에 붙어있는 영수증은 2L짜리 물을 산 영수증입니다. 2L는 1L보다 훨씬 싸더라구요(100ml 기준)
무려 98엔!! 500ml가 거의 70~80엔을 했는데!!

샀습니다. 쌌습니다. 싼만큼 훨씬 더 무거웠구요, 훨씬 풍족했고, 훨씬 기뻤습니다. 라고 생각해서 영수증을 붙였습니다.

쿄토역에서 내려서 사진 몇방 착착착
쿄토의 상징인가 봅니다.

쿄토역에는 아톰에 관련된 박물관이 있었어요.
사실 알고 있었죠, 아는 분이 거기서 아톰 뱃지를 사달라고 의뢰를 하셨었거든요.

아톰 아톰아톰아톰 온통 아톰;;

아톰과 사진 한방;;



















진짜 진짜 별거 없는 쿄토타워, 쓸데없긴;
쿄토의 관광지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앞에는 한국사람으로 추정되는 무리가 있었구요

친구를 보더니,, 응???

내 친구도,, 응???

아놔 쿄토에서 아는 사람을 만나고 난리;;

몇년만에 만나는 정다운(추측) 사람들이었습니다.

버스에서 친구는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전 사진찍고 놀았죠 ㅎㅎㅎ


친구들과 이야기하고 있는


버스는 그리 오래 가지 않아서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친구 몰래 저 혼자 초코바도 먹었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배고팠어요.


쿄토는 그야말로 신천지였습니다. 너무너무 좋은 장소들이 많이 있었어요.

우리는 자전거를 빌려서 타려고 했습니다. 많은걸 더욱 싸게 볼 수 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아니더군요

자전거 대여료가 1000엔(1人)이었습니다. 버스비가 220엔이었던거에 비해서 살인적이었죠

그래서 울면서 걸었습니다ㅠ 너무너무 자전거를 타고 싶었는데 못타서 서러웠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걸었습니다.

그래서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더 좋았어요.

인생지사는 새옹지마...? 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일 유명한곳이 금각사였습니다. 멀었어요. 버스를 또 타라고해서 안갔습니다.

금각사에 대해 아는게 아무것도 없었어요. 나중에 알았습니다.

쿄토의 진짜 명소는 금각사가 아니라는 것을..

쿄토의 거리를 잠시 감상해보시죠.











세부일정을 소개하는 것도 좋지만 아무튼 우리는 걸어서 은각사를 갔고 입구까지만 갔다가 다시 돌아나왔고,

걷다보니 그 유명한 철학의 길을 가게 되었고, 정말 정말 아름다운 산책로를 걸으며,

아 자연환경이 이쯤되면 철학할만도 하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고, 정말 천천히, 풀잎하나 놓치지 않으려고, 걸었고

그 옆에 있던, 아닌것처럼 카페와 상점들이 있었고, 정말이지 "일본식"의 극치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카페의 커피는 사실 너무 비쌌고, 그래서 못마신게 아직도 너무너무 후회되지만,

아쉬움을 남기고 떠나올 수 있어서 너무 좋았고, 꼭 다시 커피를 마시고 오리라는 "다음"을 기약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장사할 마음이 없다고 느껴질만큼 꼭꼭 숨어서 장사를;;
들어가보면 굉장히 아기자기하고 안살 수 없을 정도로 레어템들이 가득했던..
하지만 저흰 사지 않았죠. 못샀던건가? 기억이 잘 안나네요ㅎ

창문에 부서지는 햇살이 비치고 따뜻한 느낌의 shop에서 파는 것들은 그 가게의 느낌만큼이나 포근하고 아늑했습니다.
이런 가게들이 많이 있었어요, 커피가게도 그랬구요.

이 가게들이 있었던 거리가 바로 그 유명한 "철학의 거리"


하여간, 사진을 막 찍어서 느낌 전달이 잘 안되네요.

어찌보면 굉장히 조용한 시골길 같은 느낌인데요, 조용히 흐르는 개울이 있고,

줄맞춰 심어진 꽃들이 만개했고, 철학의 거리라는 이름자체가 너무 좋아서

모든 풍경이 좋아 보였던 곳입니다. 만약 자전거를 탔다면 금세 지나가 버려서 그 매력을 못 느꼈을지도 몰라요.

다행이었고, 아름다웠습니다.


쿄토에는 정말 많은 문화유적이 있습니다. 신사만해도 셀 수 없을 만큼 많이 있구요.

구석구석 온통 문화유적 천지였습니다.

그러던 중, 정말 조용하고 구석진 곳에 otoyo 신사가 있었어요,

그곳에 우리는 짐을 풀고 정자에 앉았습니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싶었어요. 너무 많은 것들을 보고 느끼며, 그리고 너무 많이 걸어서;;;

조용한 오토요신사를 휴식처로 삼기로 했죠. 그곳에서 친구와 전 일정정리를 좀 했어요.

모든 것들이 어긋남없이 조화를 이루며 있는 풍경을 보며,

다시는 겪어보지 못할 경험들과 생각들을 조용히 전해주는 느낌을 받은 것 같다고 누군가 그러더라구요.

시간은 그 곳에서 그렇게 멈춰있었습니다.

그 때 정리했던 노트,



이번 페이지에는 사진첨부가 굉장히 많이 되네요;;; 그래도 더 보여드리고 싶지만;; 너무 많아서;;















고요하고 아름다운 거리에서 친구는 합장을 했고, 전 사진을 찍었죠.

사진을 다시 보니 그 때가 생각나서 좀 괴롭군요, 그곳에 다시 가고 싶습니다ㅠ

그 외에도 많은 신사를 들렸고, 다시 쿄토 시내로 나가는 와중에..

정말 말도 안되게 아름다운 버드나무가 어우러진 개울을 발견했구요.

처음으로 삶의 터전을 옮기고 싶다는 충동을 너무 강하게 받았습니다.

사진은 폴라로이드로만 남겼구요. 평생 간직하지 않을까 싶네요.

첫번째 폴라로이드 사진은 오토요신사에서 찍은 사진이구요, 두번째 사진은 말도 안되게 아름다운 거리에서 찍은 사진입니당


이렇게 많은 것들을 지나보내고 나니 어느덧 쿄토에도 밤이 온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구요.

우리가 갈 시간이 다가왔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쿄토의 명소는 금각사를 꼽습니다. 그 외에도 정말 많은 장소들을 후보로 거론 할 수 있습니다만,

제 생각엔 쿄토의 명물은 쿄토에 있는 사람, 자연, 문화가 한치의 어긋남 없이 조화를 이루는 그 모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렇게 밤 기차를 타고 숙소에 도착했습니다. 23시 45분.

집에 오는 길에 배가 너무너무 고팠어요. 점심에 우동하나 먹고 먹은게 없었으니까요.

사실 전날 저녁에 마트에서 밤시간에는 도시락을 싸게 파는 광경을 목격하고야 말았습니다.

우리는 두근거렸지요.

무려 400엔짜리를 100엔에 판다는 것이었습니다!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고, 호모사피엔스사피엔스라고 추정되었는 저희는

사실, 전혀 지혜롭지 못했다는 것을 알게되었어요.

배고픔 앞에서 이성의 상실을 경험했습니다ㅠㅠㅠ

사실..생각해보세요.. 400엔짜리를 시간 조금 지났다고 100엔에 파는게 어딨어요.. 100엔을 깍아주는거면 몰라도..

아놔 진짜...

저희는 초점을 잃은 채, 도시락을 3개나 집었습니다. 그래봐야 300엔~~!! 을 외치면서..

계산대에서.. 우리는 우리도 모르게 한국말로.. 어어?? 이거 아닌데요??!!!! 를 외쳤습니다ㅠㅠ

아 부끄러워ㅠㅠ

그래서 나온값은 724엔...

우리는 엉엉 울었습니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우리의 멍청함이 억울했습니다.

왜 우리는 호모사피엔스사피엔스이면서 이리도 지혜롭지 못했는가.

인류는 왜 발전했고 우리는 왜 그러지 못했는가.

도시락을 세개나 집은 손을 보면서, 좋아하던 내 모습을 떠올리면서,

전 차라리 오사카 한복판에서 대한독립만세를 외치고 싶었습니다.


아무튼 도시락은 정말 맛있었습니다 ㅎㅎㅎㅎ 참치도 같이 먹었어요 ㅎㅎㅎㅎ
굴욕의 724엔,,

저기 보이시나요,, 100엔!! 이라고 붙여있는 스티커.. 문제의 도시락들입니다.


아무튼 맛있게 먹고, 기쁜마음으로 숙소에 들어와서

내일 "나라"에 자전거를 타고 갈 계획을 세웠습니다. 민박집에서 저전거를 하루에 300엔이라는 왕창 싼 가격에 대여해줬어요

구글 지도를 보고 길을 검색하고 오늘 하루종일 걸으느라 수고한 발 마사지도 하고 사진도 정리하고, 일정, 영수증 정리하며

오늘 하루를 정리했습니다.


지출은

물 100엔

벳지 420엔

버스비 440엔(2人)

오멘(우동) 2200엔(2人)

물&간식 143엔

저녁도시락(3개) 724엔


총 4027





철학의 거리를, 멍청하게 도시락을 사놓고 한참을 웃었던 일들을 생각하면서, 발바닥에 잡힌 물집의 아련한 통증을 느끼며



#4. 끝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