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12 March 2012

#7 성원이의 옥탑방이야기 <계획서>

1월 16일 우리가 처음 사무실을 소개 받았다.

오늘은 3월 13일, 두달 가까이 지난 지금, 변한 것은 무엇일까?


사업계획서를 썼다. 수정하고, 변경하고, 삭제하고, 추가하고,

오렌지 한 박스, 물, 도시락, 이층침대를 샀다. 먹고, 자고, 싸고, 웃고, 울고, 살고,


아직도 사업계획서는 끝나지 않았다.

아직도 사무실의삶은 끝나지 않았다.

아직도 우리의 즐거움은 끝나지 않았다는 말이겠지.


어제는 청소를 했다.

청소를 한게 중요한게 아니고, 청소하고 나온 것들이 중요했더라지.

먼지, 머리카락, 과자봉지, 오렌지 껍질, 도시락 용기, 페트병 같은 건 한 트럭이 나와도 괜찮겠지만 그보단,

꽤 크다고 생각되는 봉지에 가득가득 채워진 소주병들, 보드카병, 와인병, 술도 가지가지 마셨구나, 라고 생각되는 게 3 봉지더.

줄여야 할건 에너지만이 아님을.


그렇다고 뭐라고 하는 건 아니고

그러한 과정이 우리에겐 중요한 일부분이었다고 생각한다는거.

욕을 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의 방식대로 해 나가고 있다는 것.


우리가 밤새 컴퓨터 앞에 앉아서 타자를 치는 계획서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에 대한 계획서도 중요하니까.


그것이 사업이든, 인생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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