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10 October 2013

그랬다. 그럴꺼다.

그랬다. 누구라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누가 누구를 나무랄 순 없는 일이었다.

인생이라는 것. 가끔 내가 이렇게 이런 가족안에서 이런 얼굴로 이런 성격으로 살아간다는 생각을 할 땐, 나는 관찰자, 혹은 그보다 더 관계없는 존재처럼 느껴져서 마음이 콩닥콩닥거리기도 한다.

어째서를 생각하다가 자버리기 일쑤다. 더는 생각할 수도, 하지도 못하는 것이리라면, 그것도 복일 것이다.

만년필을 사고자 한다. 그리고 되도록 잉크를 잘 흡수하는 거친 연습장을 사고자 한다. 무엇인가를 쓰고 싶다는 것. 나는 아마도 무언가 남기고 싶다는 욕망을 똥 싸는 일과 비슷하게 여기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면 우려스럽다가도 재미있다.

인생을 구체적으로 깊이 그리고 끝까지 넘어가보기로 한다. 그러지 못했으니까.

누구라도 누구를 어떻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 아닐까.

누구 어떻게 뭘 알기에. 확실한 경계선은 이미 닳아 없어졌다고 생각한다. 모호한 세상은 그렇게 아직 꾸역꾸역 존재하고있다. 냉소적이고 싶지 않은데 예쁜 꽃을 봐도 난 아마.

남긴다는 것. 주제없이 싸갈긴다는 것. 배설할때처럼 그 당시는 기분이 좋고 뒷처리할땐 찝찝하다는 것. 결국 내 눈에 오래두고 싶지 않아 물을 내려버리는 것과 같은 것일까. SNS 같은 소리. 하면서 수없이 많은 똥들을 싼다. 여기서 뿌직, 저기서 뿌직, 시도 때도 없이 싼다. 분명한 것은. 내가 쓴 글을 내가 봤을때 오래 보기 싫다면 그것은 똥 싼거랑 다름 없어. 감정배설물. 근데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어. 그거라도 안하면 똥독에 올라 죽을지도 몰라. 몰라.

난 즐기고 싶어. 문화를. 생각을. 그리고 아주아주아주아주 큰 똥을 쌀래. 아무도 너무 크고 냄새나서 치우기 싫을 그런 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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