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12 October 2013

번지점프를 하다.

뉴질랜드의 자연경관은 전세계에서도 손에 꼽을 만큼, 빼어나다. 그런 곳에서 시원하게 계곡을 타고 오는 바람을 맞으며 번지점프를 하는 기분이란 안해봤으면 말을 하지 말어. 그 상쾌함이란, 난 몰라 안해봤거든. 아무튼

너무 오랫동안 기다렸어. 기다리면서 조금은 지치기도 하고 새롭게 시작할 수도 있을꺼라고 생각도 해봤을테지만, 결국은 그렇게 돌아올거였잖아. 알고 있진 않았지만 그럴것 같다는 예감은 들었지. 얘기했었잖아 예전에, 그래, 그때, 아니 그냥 한말이라니 아니야, 그래, 진짜루. 그래서 지금 이렇게 함께 하고 있는거야.

그 새끼손가락이 아니었으면 우린 진짜 어떻게 됐을지 모르는 거잖아. 확신할 수 없는거잖아. 기대하고 있었지만 실망할까봐 기대안하는척하는 건, 알아, 내 특기라는거. 그래도 어떻해 그렇게 하지 않으면 버틸수가 없는데 말야. 기대하고 있지만 기대안하는 척하고 있으면 난 정말 기대를 안하고 있다는 생각을 할 때도 있거든. 그건 많은 도움이 돼. 말이 길어졌지만 아무튼 17년만에 그 새끼손가락을 봤을때, 네 손에 들린 라이터를 봤을 때, 디귿 받침에 궁금해 할때, 기대안하는척하고 버티고 버텼던 지난 세월이 꿈같은 보상처럼 다가왔지. 맞아, 딱 그런 느낌이였어.

그렇게 만난 너와 이 곳에서 진짜 끝인지 아닌지 확인해보려고해. 조금 다른 번지점프를.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