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25 October 2013

그래비티

돌아서기 아쉬워 거꾸로 걷는다. 눈가에 눈물이 맺힌 그녀는 가사가 너무 슬프다며 이어폰을 거칠게 내빼낸다. 눈물이 툭툭 떨어진다. 나는 아무말없이 그 모습을 지켜보고만 있는다. 그녀에게만 온 세상의 중력이 모여있는 것 같다. 수직으로 망설임없이 떨어지는 눈물방울이 너무 무거워보인다. 나는 중력을 잃고 붕. 뜬다. 지하철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붕. 떠다닌다. 잘 가던 지하철마저도 붕. 떠오른다. 중력을 잃은 존재는 그렇게 한동안 허둥댄다. 정신을 차리고 떨어지는  눈물방울을 부여잡는다. 한 방울, 두 방울, 잡아보려 안간힘을 쓴다. 그렇게 간신히 눈물방울을 부여잡고 나서야 잃었던 중력을 되찾는다. 쿵.하고 떨어지고 나서야 정신을 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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