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21 December 2013

도서관

누구에게나 과거라는 것이 존재한다. 나에게도 있다. 꽤 많은 수의 사람들과 동질한 이름 아래서 오랜 기간동안 과거가 되어버린 시간을 가지고 있었다. 나에게도 대학생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 무엇도 묵인되고 용인되던 시절에 누릴 수 있었던 많은 자유들이 있었다. 시간이 지나고 생각이 흐르고 시대가 변하면서 많은 저항을 받게 되고 무수한 상처들이 생겼다. 삶을 위해 한발자국 옮기기에도 버거워지면서 그 시절의 자유들은 과거에 남겨두고서야 간신히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렇게 남겨진채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돌아다니다보니 나에게도 존재했었던 과거를 잊고 살게 되었다. 한발자국 한발자국 옮기는 것에 급급한채로 그렇게 나에게 있던 하나하나를 버려가면서 살게 되었다. 한걸음 위해 기억 하나를 버리고 또 한걸음을 위해 추억 하나를 버리고. 처음 자유를 버려야 할때는 견딜 수 없이 힘들었지만 그 다음은 알겠지만 손쉬운 일이 되어버렸다. 그렇게 힘겹게 내 이름 석자만 부여잡은채 남아있는 모든 것을 버리게 되었다.

다시금 찾아온 이 곳에서 그 날의 자유와 그 날의 기억과 그 날의 추억들을 되찾을 수 있었다. 그 때처럼 다시 손에 쥘 순 없었지만 다시 그 때를 생각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소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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