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25 December 2013

안불안

갑작스럽겠지만 나로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발 밑이 텅 비어버린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버스는 막힐 수도 있으니 조금 불편하더라도 도착시간이 확실한 지하철을 택할 수 밖에 없었다. 양손에 가득 짐을 들고 점점 추워지는 날씨때문에 몇겹씩 껴입은 옷 때문에 팔을 들어올리는 것 조차 버겁다. 여름보다 더욱 비좁아진 출근길 만원 지하철에서 내뱉는 숨조차 부피감이 느껴지는 것 같다. 유독 오른손에 들고 있는 짐이 무거워서 그런지 손잡이에 약한 부분이 신경 쓰인다. 이런 상황에서 손잡이가 떨어지는 장면을 상상해본다. 팔은 움직일수도 없으니 손가락만이라도 꼼지락거리며 그나마 튼튼해보이는 부분으로 힘을 집중한다. 역에 도착하여 문이 열릴때마다 사람들이 타고 내리고를 반복하고 해안가의 모래처럼 그 흔적이 생겼다 지워졌다 반복한다. 사람에 치이고 멈추고 치이고 멈추고를 반복한다. 뒤에 맨 백팩에 넣어둔 노트북의 무게가 오히려 안심이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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