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25 May 2021

나 다운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나는 나답게 살다보니
남들과 다르고 앞이 막막하고 보이질 않을 뿐이다.
내가 추구하는 것
나 다운 생각, 결정, 행동을 하는 것
그것만은 지키겠다는 고집

Sunday, 23 May 2021

어제보다 나은 오늘, 오늘보다 나은 내일

하루하루가 지나가서
난 이미 서른 일곱살
그럼그럼 맞아. 이제 현타가 올 때가 되었지.
아냐, 되려 너무 늦었다고도 생각되는데
현타가 이제서야 오면 어떡하냐

다 포기해버릴까?
사람 사는거 어차피 다 거기서 거긴데?
달라지는게 있을까?
없다해도 왜 지금과는 달라져야 하는 걸까?
달라진다면 지금 가진 고민들, 없어질까?
더 나아질까?
뭘 하는게 나아지는 걸까?

자산증식?
지식습득?
사회적지위?

나를 어제보다 더 나아지게 만드는건 무엇일까.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게 만드는 건 무엇일까.

라는 멍청한 자문자답을 하며 여기까지 왔다.

무엇이 더 나은 나를 만들어주는냐에 대한 답은
모른다.

찾아본 사람은 그 답을 안다.
난 안찾아봐서 그 답을 모르고.



Monday, 10 October 2016

회상

맥주를 3캔정도 마셨다
영화를 보고 있었고
여자친구와 통화를 했다

이번엔 평소보다 그나마 천천히 마신 편인데
그래도 어느정도 취기가 올라왔다
적당하게

옛날에 자주보던 영화였다
옛날엔 정말 자주봤는데
언젠가부터 별로 보고싶은 생각이 안들었었다
오늘도 정말 보고싶어서 본건 아니었다

영화는 무심하게 시작됐고
생각보다
그럭저럭 괜찮게
그때로 돌아갔고 그때처럼
그 끝에 깊게 들어갔다

갑자기
준비되지 못한 채
그 시절로
그 때로
가버린게
당황스러웠던건
생각지도 못한 회상에
그대로 흑백인 채로
갇혀버렸기 때문이었다



Thursday, 17 December 2015

사람은

역시나
우리는
사람은
불완전할 수 밖에 없다
완벽하지 못하지만 그 누구에게도 불완전함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그러한 불인정이 우리를 더욱 불완전하게 만든다
가볍게 떠오르는 작은 것들까지도
언젠가는 어떻게든
상처가 될 수 있으니
되도록이면 피하는게 상책이다
그런게 사람이고
우리를 이루는 불문율인 것이다.

Monday, 31 August 2015

책임감

살다보니 책임감이랄지 여하튼 이런류의 단어들을 많이 보고 듣게 된다.
그것은 고결하거나 건드릴 수 없는 성역에 존재하는 단어라는 이미지로 주로 포장되어 있다.
누구나 가져야 하고 가지고 있다면 쉽게 인정을 받거나 혹여나 없다면 그만큼 쉽게 평판을 잃기도 한다. 막상 있다고 이야기하기에는 자기자랑같기도 하지만 그렇게 자랑같지는 않을만큼 누구나 자신만큼은 가지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 당당하게 어필할 수도 있는 단어이기도 하다. 책임감이 있어라는 뉘앙스보단 그래도 책임감이 없진않아 정도는 뭐 정말 쉽게 내뱉을 수 있는 정도랄까.

한 문단씩 띄울때마다 맥주 한 컵씩 마신다. 맥주컵을 잘 안 씻어서 마실때 코끝에 물 비린내 비슷한게 난다. 맥주에서도 이런 냄새가 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지금은 무덥고 부패하기는 술마시고 취하기보다 쉬우니까. 아무튼 한 문단을 쓰는 시간동안 마시는 건지 맥주 한 컵을 마셔야 한 문단이 나오는 건지, 굳이 나누기보다는 둘다 맞을 수도 있다. 혼자서 방에 불을 끄고 모니터 빛에만 의존하면서 더듬더듬 맥주병을 찾고 유리컵을 쥐고 소리에 의존해서 따르고 마시면서도 가끔은 왁자지껄하다못해 거리자체가 들썩인다고 설명해도 될만한 강남거리에 있는 상상을 한다. 정말 가끔이지만 그 사이에 있는 상상을 하는게 기분나쁘지는 않다. 술에 취해 기분 좋게 사람들 사이를 휙휙 지나칠때도 있고 괜히 혼자 센치해져서 저 새끼들은 뭐 저렇게 쳐 마시고 다니는 건지 이해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지나칠때도 있었다. 차려입었다고 차려입었지만 거지같았던 기억만으로도 어깨가 움츠러들때도 있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당당했던 적도 있었다. 그런 시절, 그런 생각, 그런 행동들은 아무리 좋게봐도 앞서 이야기한 고결한 단어들과는 거리가 있었다고 생각을 했다.

한 때는 그러니까 과거의 어느 시점에는 아무튼 나도 누구보다 그런 막중하고 고결한 책임감이라는 것을 비록 내가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날이 열에 아홉은 되어도 일단은 가지고 있고 아니면 최소한 없지는 않고 그게 아니더라도 기본은 되어있다는 것이 당연한 진리로 받아들일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러한 기본적인 사항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차버리고 외면해버리는 일들이 나도 모르게 일어난일이지만 알았어도 그렇게 했을 것이고 몰랐으면 있었는지도모를만큼 자연스럽거나 당연한 듯이 일어나게되었다. 이제는 술이 다 떨어져서 더이상 빈 잔을 채울 수 없다.

아무튼 난 책임감이라는 단어 앞에서 사실은 부끄럽고 위축되고 되도록 나에게 물어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그 시점부터 가지게 되었다. 더불어 그에 대한 확신, 자신감, 당연함 등에 대해 포기를 해버렸다.

밤 구워 먹듯이 이리저리 정신없이 굴려서 이야기했지만 아무튼 난 책임감이 없다는 말이다.